“읽고, 파쇄하고, 스캔하고, 쓰고… 책은 이제 콘텐츠 공장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가 바뀌었다

한때 책을 읽는다는 건 고요한 시간 속에서 연필 한 자루 들고, 차례부터 머리말까지 꼼꼼히 훑어가며 밑줄을 긋고 여백에 메모를 남기는 행위였습니다. 독서라는 행위 자체가 ‘생각의 축적’이자 ‘사유의 시간’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단순히 독서 습관이 변한 정도가 아니라 책을 읽는 목적, 방식, 그리고 그로부터 얻는 결과물까지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책읽기 방식’이 변한 것이 아니라, 책을 활용하는 방식, 나아가 ‘글을 쓰는 방식’이 급변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제 책은 콘텐츠 생성의 재료다

요즘 책을 사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독서가 아닙니다. 책을 스캔하고 OCR(광학문자인식) 파일로 변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파일을 AI에게 학습시켜 블로그 글, 영상 스크립트, PPT 강의안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활용합니다.

책 한 권이 단순한 지식 축적의 수단이 아니라, 다채로운 콘텐츠 생산의 재료로 전환된 셈입니다.

이 과정을 원활히 하기 위해선 종이책을 깨끗한 상태로 스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OCR 인식률이 높아지고, 결과물의 품질도 높아지기 때문이죠. 연필로 밑줄 쳐 가며 읽었던 수 백 수 천권의 책을, 스캔하기 전에 지우개로 지우는 일이 지루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책은 깨끗이 눈으로만, 깨끗이 봐야한다는 교훈을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비파괴 북스캐너, Ebook 구매, 전문 스캔 업체 이용 등 다양한 실험을 해보게 됩니다.

책을 ‘파쇄’하는 이유

처음엔 책을 파쇄한다는 말이 어색했습니다. ‘어떻게 책을 찢을 수가 있지?’ 싶었지만, 목적이 명확해지니 생각이 달라지게 됩니다. 책을 재단하고 낱장으로 만들면, 양면 스캔이 훨씬 빠르고 정확합니다.

500쪽짜리 책도 3분이면 스캔이 완료됩니다. 스캔 후엔 스프링 제본을 해 다시 볼 수 있도록 정리해 둡니다. 일반적으로 300쪽 분량의 제본은 권당 4천 원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 모든 작업은 요즘 쉽게 검색해서 찾아볼 수 있는 북스캔 전문업체에 가면 한 번에 모두 할 수 있습니다. 2~3일에 한 번씩 대여섯 권씩 들고 30분 정도 걸어가는 이 과정은, 언뜻 비효율처럼 보이지만, 시간과 품질을 모두 확보한 최선의 루틴입니다.

스캔한 책, AI에게 읽히는 법

스캔을 마치면, PDF 파일을 Adobe Acrobat 프로그램을 이용해 OCR 변환합니다. 이 작업은 오히려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AI가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요약하거나 재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필수 과정입니다.

OCR 변환이 끝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AI에게 책을 학습시키는 시간입니다. 단순히 업로드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프롬프트(Prompt)를 넣어야 AI가 글을 매끄럽게 써줍니다.

AI와 함께 쓰는 책 기반 콘텐츠

놀라운 건, AI가 책 내용을 학습하고 나면 이제는 내가 뭘 원하는지도 알아서 파악한다는 점입니다. 책 속 문장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맥락을 놓치지 않고 구성해줍니다.

• 블로그 글
• 영상용 스크립트
•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 짧은 글
• 전자책용 목차와 챕터 구성
• 강의용 PPT 파일까지

이 모든 걸 단 하나의 책을 바탕으로 생성할 수 있습니다. 요즘 시대의 책읽기란, 더 이상 ‘읽는 행위’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콘텐츠 생산의 시작점’이 되는 행위입니다.

지식의 활용, 이제는 생산의 시대

이전에는 책에서 얻은 지식을 기억하고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AI 기술과 결합된 책읽기 방식은, 단순한 이해를 넘어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하는 핵심 수단으로 진화했습니다.

한 권의 책이 나에게 ‘지식’을 주는 것을 넘어서, 이제는 ‘글’을 써주고, ‘강의안’을 만들어주고, ‘세상과 연결되는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줍니다.

지식의 소비자가 아닌 지식 생산자가 되는 시대. 이게 바로 AI 시대의 책읽기 방식입니다.​